구만산에서 육화산은 결국 포기하고
2006년 4월 29일 토요일
흐리고 간혹 빗줄기 오락가락하다
지난해 초가을 구만산까지 왔다가 육화산으로
가던중 그만 길을 놓치는 바람에 실패한 코스이다
그래서 이번 산행은 단단히 준비하여 언양을 거쳐
밀양행 버스를 타고 송백리에 하차하여 몇무리의
산님들과 함께 우중산행을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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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높지는 않지만 산이 갖춰야 할 계곡의
물길과 폭포 그리고 암벽이 고루 갖추고 있는
산이 높이 785M의 구만산이다
구만산은 임진왜란 당시 구만 명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전화를 피했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계곡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8km가 넘는 골짜기 안에 온갖 비경들을
간직하고 있는데 벼락듬이, 아들바위, 상여바위,
병풍바위 등 천태만상의 기암이 산재해 있다.
<구만암 입구-산행들머리> |
시멘트 길이 끝나는 지점으로
황토찜질방이 있는 구만산장을
지나면 계곡은 산길다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허름한 조립식으로 지어진 요사채와
산당 하나가 초라하게 길목을 지키는
구만암 담장 앞을 지나쳐 사면길을 한 차례
돌아 내려서면 구만계곡(일명-통수골)의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제1폭포와 구만약물탕 |
둥글둥글한 바위들이 계곡을 굴러 내려오다
그대로 멈춘 듯 선 자리에 이리저리 물길이
틈바구니를 비집고 흘러내리며 폭포를 형성하고 있는
제1폭포와 만병에 효험이 있다는 구만약물탕이다
<구만계곡입구-통수골> |
바위벽에 위태롭게 붙어있는 철계단을
넘어서면서부터 마치 속세를 벗어난 듯한
선경에 빠져든 듯한 착각에 빠진다.
계곡물에 씻기고 패인 바위들이며 매끈한 반석들은
발길 닿는 곳마다 쉬어가기를 종용한다.
과연 임란당시 구만 명이나 전화를 피해 숨어 들만큼
협곡을 이루고 있지만 그렇다고 오를수록
계류의 폭이 좁아지는 것도 아니다.
시종일관 일정한 폭을 유지하고 있다
<구만계곡 중간지점> |
물길이 머무는 곳은 어김없이
이름모를 아담한 소를 이루고 있다.
애써 계곡 가장자리 등로를 외면하고
물이 휘돌아 흐르는 바위 반석 위를
겅중거리며 거슬러 오른다.
그러다가 끝내 수정같은 옥수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쉬어간 횟수만 수 차례...
옥색 물빛에 취하고 형형색색으로
다가서는 바위 빛깔에 취하고 ...
<돌탑군> |
발길 닿는 곳이 선경이고
쉬어가는곳이 신선의 자리인지라
이미 정오가 가까워진 시각 이건만
비경에 취한 발걸음은 마냥 늑장을 부리고 있다.
누군가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돌덩이 너덜밭에
세운 돌탑에서 건너다 보이는 구만폭포와
그 뒤를 호위하는 병풍암의 전경 또한 잊지 못할
구만계곡의 아름다움중 하나다
<기암절벽의 병풍바위입구> |
구만산은 예전에는 많이 알려진 산이 아니였다
영남알프스의 서쪽 끝자락에 위치하여 가지산에서
운문산을 거쳐 억산에서 이어져 육화산으로 이어진다
운문사 석골사계곡, 재약산 얼음골, 가지산 호박소등의
명소에 가려져 있었으나 매스컴의 대대적인 안내가
있은 후부터 구만산의 구만계곡(통수골)을
찾는 산꾼들이 근래 부쩍 늘고 있다
<구만폭포 입구> |
구만계곡의 약물탕 이후에
나타나는 계곡의 절경은 주변 바위들과 어울려
수려한 풍광을 연출하고 높이 472m 의 구만폭포에 이르면
계곡의 아름다움은 그 절정에 달한다
<구만폭포> |
거대한 수직폭포가 있는 구만폭포!!!
마치 인공으로 세운 듯한 구만폭포는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거친 기세를 보이고 있다.
폭포좌우로 형성된 절벽사이를 관통하는 폭포 앞에 서면
절로 속세의 묵은 찌꺼기가 씻겨 내려갈 지경이다.
<구만폭포 상단> |
폭포 왼쪽을 타고 산허리를 끼고
돌아 나가는 길은 수직 천길 낭떠러지...자못 위태롭다.
발아래 수백길 낭떠러지 아래로 구만폭포가 내려다 보인다.
난간으로 밧줄이 쳐져 있지만 일종의 경고성일 뿐
제 몫을 하기엔 역부족이다.
옛날 통장수가 이 길을 지나다
폭포아래로 떨어졌다는 애환이 서린 길이다
<구만산 정상> |
구만산 정상은 수목에 가린 편이라 생각만큼
그리 시원한 조망을 제공하진 못하는 편이다
다만 큼지막한 표석만이 여기가 구만산 정상임을
알려줄 뿐이다
각시붓꽃 |
복분자꽃 |
구만산 정상부군의 야생화..
이제사 정상에는 초봄을 알리는 야생화들과
만발한 진달래가 지천으로 즐비하다
<구만산 암봉> |
돌아서 내려오는 육화산으로 가는길에
빗줄기가 오락가락하면서 바람이 제법 차갑게 불어온다
산행초기에 많던 산님들이 어디로 가버렸는지 아무도 보이질 않는다
육화산으로 계속 진행할려다 때늦은 점심을 하고자 거대한 암벽이
육중한 몸집으로 다가오는 능선에서 자리를 잡는다...
능선을 타고온 바람이 점점 거세게 불어온다
<하산길에서 본 억산> |
홀로 외로이 비를 맞으며 처량하게 점심을 한다
불현듯이 산다는 것이 무척 외롭다는 느낌이 든다
삶의 고통..... 삶과 죽음의 경계 ????
도대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
늘상 부닥치는 화두를 붙잡고 몸서리 치도록
고뇌하고 또 고뇌하는 번뇌의 삶!
그러한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고 들어와
혼란에 빠진다....그만 밥맛이 사라졌다
갑자기 육화산으로 계속 산행하기가 싫어졌다
가인계곡으로 그만 하산을 해야겠다
<하산길 가인계곡> |
정신없이 앞만 보면서 아무 생각없이 내달렸다
얼마나 내달렸을까 ?
오랫만에 만난 가인계곡에 이르러
하늘을 올려다 보니 하늘이 언제 그랬냐는듯이 맑게 개인다
가던길 멈추고 동심의 세계로 잠시 돌아가본다
배낭를 짊어진 채로 계곡의 물이 흐르는 곳에서
물장난도 치고 돌멩이 주워서 던져 보기도 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며 육화산을 그만 포기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늘의 무거운 산행을 마감한다
<구만폭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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