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서북능선
2008년 9월 21일 일요일 맑음
경북 상주시 /충북 보은군
운흥리-상학봉-묘봉-북가치-속사치-관음봉-문장대-오송폭포-화북분소
09:30 12:30 점심 16:00 17:00
새벽녘에 소낙비가 내렸다
소낙비는 까만밤을 적셔 놓았지만
아침 햇살만은 적셔 내지는 못하였다
소풍가는 어린애마냥 들뜬 마음...
그렇게 속리산의 서북릉은 가을의 문턱에서
파란 하늘아래로 여름을 보내고 있다
풀잎에 맺힌 아침이슬이 바람에 쓸려
그늘진 계곡으로 꼭꼭 숨어 흐르고...
흰구름 낮게 드리운 서북릉 산그리메를 바라보며
뭇사람들의 발자욱 소리를 따라 그 뒤를 따른다
어느새 가슴에는 잔잔한 물결의 파도가 인다
심장이 일순간 턱~ 멈춰 버릴것만 같은 상학봉 !
그리고 그 벼랑끝에 선 사람들...
이산 저산 떠도는 구름이나 되어
한세상 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질지라도
저 하늘을 나는 새처럼 부는 바람따라
훨~훨~ 날아가고 싶은 마음을 어찌하리 ?
산아래에 서면 사람들이 높이 우러러보도록
산은 태곳적부터 그자리에 그대로 서있다
그리고 침묵할 뿐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산과 마주서면 산은 너무나 무한대로 크고
사람은 단지 보잘것 없는 미물일수 밖에 없는 존재!
흰구름 밑으로 신비스러운 천왕봉의 침묵!
차라리 이순간 침묵하는것이 아름답다
수억겁의 세월을 안고 참선하는 바위 곁에 머물러
어설픈 인생을 이야기하는 어리석음에
침묵하는 저 가르침의 화두를 읽는다
산행길은 인생길과 같은 고행의 연속이다
산길이 없었다면 어떻게 저 산으로 갈 수 있을까?
심장이 서서히 뜨거운 희열로 요동친다
나무 한그루 보잘것 없는 풀 한포기에도
살아 숨쉬는 생명의 빛과 소리...
그리고 사람들과 이 모든것들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어짜피 넘어야 할 삶의 고통이라면
까만 삶의 색깔도 희다고 애써 되내이고...
어느새 시간을 세월에 묻혀 추억을 남길 뿐
슬픔이 안겨 와도 부는 바람에 실려 보내리...
그 아름다움과 웅장함에 걸맞는이름을 몰라도 좋다
그 이름에 전설을 몰라도 지금 이순간 만큼은 무방하다
그 이름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도 없다
그저 내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따름이다
단지 몸이 고달퍼서도 아니고
때로는 삶이 외로워서도 아닌질대
나아가는 발길이 왜이리 무거울까 ?
비록 몸 받아 이세상에 잠시 왔다가 돌아가는
인생이라 할지라도... 가슴이 뜨거운 사람들과
이 순간만큼은 인생 최고의 자유를 만끽하고 싶다
기껏해야 백년도 못 살 인생 !
비록 한송이의 꽃을 못 피운다 할지라도
무엇이 그리 안타까워 아쉬워 할까 ?
시간은 유수처럼 무시로 흘러가고
사람도 저녁으로 가는 시간속으로 흘러가고 있다
남아 있는것은 오로지 침묵하는 계절의 빛과 소리뿐 ...
사랑도 가버리면 사람도 가는것 임에
미처 다하지 못한 슬픈 사랑이라 해도
북망산 가는 그날까지 사랑의 눈빛으로
산을... 저 산을 바라 보아야 한다
*** 솔 바 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