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바람 -
어느새 기러기 떼로 열지어
아직도 겨울의 잔설이 구석구석 남아 있을
어느 머나먼 북녘으로 전설처럼 떠나간 빈자리에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납니다
얼어붙은 겨울 잿빛 슬픈 하늘이
그리움에 지쳐 하얀 눈꽃을 피우게 하듯
온 세상 눈이 내리던 하얀 계절을
가슴은 아직 떠나 보내지 못해도
하염없이 그리움을 안고 기다리는
꽃이 되어 봄의 길목에 서 있고 싶습니다
하늘가에 봄햇살이 너무 맑고 따뜻해서
아직도 내가 살아 있구나 하고 느껴봅니다
왠지 뜻모를 눈물이 날려고 합니다
당신은 소리없이 떠나 갔지만
가슴에 그리움이 남아서가 아니라고
고개 절래절래 흔들며 애써 부정해 보지만
또 이렇게 살아 그리움에 떨고 있구나 생각하니
그저 까닭모를 눈물이 날려고 합니다
오래도록 사랑하던 그 이름 !
어느 추운 겨울날 이별의 아픔을 안고
회색빛 저하늘로 이름하나 남기고 떠나간 뒤
이름 모를 꽃이라도 되었을 안타까운 그 사랑!
오늘은 고운 햇살이 되어 송이송이 내려와
온 세상에 하얀 꽃을 피워놓고 있습니다
아무도 갈 수 없는 곳에 나홀로 서서
아름다웠던 옛추억을 털어 만든
화사한 미소 지으며 곱디 고운
사랑의 풍경속으로 날아가는
아름답고도 미웁다는 아미새가 되어
사랑 ! - 그 안타까운 그리움으로...
그리움으로 마음껏 울고 싶습니다
그대 멀리 떠나 보내는 동안
내 마음에 절로 흐르는 눈물은
찬비가 되어 내리는 날이 많았지만
비가 내린 뒤 절망의 싹이 마음에서 자라
다시는 돌아보지 않겠다고 숱하게 다짐을 했지만
가슴에는 늘 이별의 아픔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언제나 처럼 하늘을 바라보며 그리워 하다가
봄바람에 흩날리는 하얀 꽃잎을 바라보며
나풀나풀대며 오는 봄을 내 어찌 하리요만은
그저 세상사 그러려니 애써 위안하면서
되돌아온 슬픔 가슴속에 묻고 살아가렵니다
어느새 알 수 없는 눈물이 또 날려고 합니다
몸은 이미 늙어빠진 중년을 넘어 가는데
마음은 잠시 이팔 청춘에 머물러 봅니다
흩날리는 하얀 저 꽃잎들을 아쉬워 하며
한없이 아름답고 청순했던 먼 옛날로...
그 먼 옛날의 사랑속으로 되돌아 가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