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산 - 신불산 억새산행
2009년 9월 19일 토요일 맑음
청수산장-백팔등-영축산-신불산-공비지휘소-파래소-청수산장
신불평원의 억새를 보고 싶었다
오랜만에 배내골 청수골 입구에 이르러
청수좌.우골을 버리고 백팔등으로 올랐다
능선 곳곳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있었고
무엇보다 도토리가 지천으로 떨어져 있었다
같이 간 일행이 아예 도토리를 주울려고
자루까지 챙겨와 도토리를 줍는 바람에
어서 빨리 억새를 보고픈데 산행이 더뎠다
나도 도토리를 주워 담는데 정신이 팔렸다
억새산행이 아니라 도토리 산행 같았다
신불평원의 억새는 아직 덜 피었지만
햇살을 받아 은빛 물결이 부는 바람에
파도처럼 일렁이는 모습이 가슴을 들뜨게 한다
햇살에 반짝반짝 빛나는 은빛억새의 군무!
그 모습이 미치도록 너무 아름다웠다
빨치산(공비)지휘소에서 당겨본 간월재...
한국전쟁 당시의 빨치산 남도부 부대 지휘소가 있던곳...
인적이 끊어진 외지고 주위가 훤히 트인 나즈막한 언덕...
황량한 바람이 몹씨 불었다
파래소폭포...날이 가물어
예전의 우렁차게 떨어지던 장쾌한 모습은 없고
찔찔거리며 떨어지는 물줄기가 무척이나 가늘다
주운 토실토실한 도토리 한자루 ...
베낭에 넣어 청수골로 하산
어깨를 짓누르는 것이 제법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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