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의 대향연- 설국의 남덕유산
2007년 2월10일 토요일 흐린날에 ㅇㅇ산악회 산우님들과 영각사-남덕유산-월성재-황점으로 가다
아직도 어느 하늘 아래 어느 산 어느 계곡에 새하얀 눈꽃이 피어 있지는 않을까? 간절한 기다림과 애틋한 안타까움으로 하얀 설원에 순백으로 피어난 눈꽃이 멀어져 가는 이 겨울의 마지막 길목에서 어디론지 무작정 떠나야 할 것만 같은 진한 환상의 유혹에 가슴이 아려온다 내가 나아 가야할 곳은 어디일까? 그 환상의 유혹을 찿아 설레임으로 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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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이 쭉쭉 자라난 이름모를 고목에도 마가목에도 볼품없이 납작하게 누운 산죽에도 모두 저마다 피워낸 환상속 설화의 만다라! 온 천지가 순백의 꽃으로 피어난 설원에 가슴에는 희열이 뜨겁게 벅차 오른다 더 이상 무슨 표현이 더 필요할까 그것은 가슴속에 하나의 추억으로 고이 담아둠이 차라리 숭고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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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두어야 할 하늘이 보이질 않는다 나의 얼어버린 차가운 눈망울엔 단지 회백색 안개비 구름만이 무엇이 그리 바쁜지 세찬 바람에 휩쓸려 잠시 쉬지도 않고 허공으로 소스라치듯이 사라지는 것만 보일 뿐 가야 할 능선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중간 중간 이어진 가파른 철계단과 험준한 암릉길이 거친 숨소리와 뜨거운 입김에 젖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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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산은 지금까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으며 또한 언제나 그곳에서 태곳적부터 머물러 있을 뿐 다만 바람처럼 움직이는 것은 인간의 마음이리라? 산이 우리에게 소리없이 보여 주는 것은 단지 인간이 범접 못할 외경만을 보여 줄 뿐이다 새하얀 눈꽃의 장엄한 설원으로 설국의 산속에서 영원히 머무르고 싶다 그러나 주어진 시간들은 언제나 그렇듯이 그런 소박하고 소망마져도 허망하게 세속으로 내몰려 어찌하지 못하는 연약한 가슴을 짓눌러 아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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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지나고 보면 눈 깜짝할 사이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가 버린다 늘상 산다는 것이 시간에 쫓기고 마음은 뜻대로 나아 가지 않는다 우리가 잠시 머물럿던 젊은날도 그 얼마나 짧은 세월 이였던가? 이제는 도대체 멈출 줄 모르는 세월을 꼭꼭 동여 매여 부여잡고도 싶다 인생은 누구나 혼자 왔다가 잠시 부대끼며 살다가 홀로 가야 하는 외로운 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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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자락...북망산 가는 그날까지 세월은 잠시도 쉬지 않고 바람처럼 지나가고 비록 오라는 곳은 없다 할지라도 내가 갈 곳은 이세상 어디에 있지는 않을까? 어머니의 품속과도 같이 따뜻하고 포근한 곳! 나는 그 곳를 언제 또 찿아 갈 수 있을까? 세상에는 온갓 형상의 추한 것들도 그리고 아름다운 것들도 함께 존재하는것! 그러나 그 모든것은 오래 머물지 아니하고 잠시 왔다가 소리없이 가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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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내 곁에는 영원한 당신-산! 그대가 있으므로 두려울 것도 무서울 것도 없다 그리움은 언젠가는 애틋한 사랑으로 만날수 있다 회색빛 안개구름의 하늘과 설화가 만발한 설국에 해는 어느새 중천에서 서산으로 기우는 늦은 오후의 맑은 햇살이 내리는 월성재 이곳에서 삿갓봉을 거쳐 동옆령을 올라 향적봉으로 가지 못하는 아쉬움에 잠시 발길을 멈춘다 세속의 질긴 인연으로 인해 그를 부여잡지 못하고 현실의 세상으로 어쩔수 없이 돌아가야 하는 발길이 참으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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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雪花) -눈송이를 꽃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로 나뭇가지에 쌓인 눈 상고대(霧淞-무송) -안개나 서리가 나무나 풀에 눈같이 얼어붙은 서리꽃
빙화(氷花)
-나무나 풀잎 따위에 빗물등 수분이 얼어 얼음꽃 모양을 이룬 것
*** 솔바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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