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 장엄한 산줄기를 따라서
유월 오일 일요일 먼동이 틀 무렵 새벽 4시
새벽 찬 바람을 가르며 일행 십여명은
경북 풍기군의 소백산으로 줄달음 치고......
아침 햇살이 눈 부시게 내리는
깊은 계곡의 청정한 옥수가 굽이쳐 모여
한줄기 거대한 물줄기로 쏟아지고
하늘끝으로 수목으로 둘러싸인 공간으로
고운 하늘빛이 내려와 신선이 노닐것만 같은
이름하여 희방폭포라.........
신라 천년의 역사를 안고
소백산 한자락에 터를 잡고 오늘에 이른
고즈녁하고 소박한 희방사.
거친 암석으로 깔린 가파른 고갯길
비 오듯이 흘러 내리는 땀방울이 거친 숨소리에 흩어지고
이제는 숨이 막혀 더이상 나아가지 못할것 같아
깔딱 깔딱 넘어가나 했더니 이름처럼 희방 깔딱재라.
한모금의 물을 마시고 이리 오르고 저리 돌아가고
끝이 없을것 같은 비탈길을 쉴 새 없이 오르니
이름도 우아한 소백산 연화봉.
연화봉에서 길게 연 이어진 능선길이
한마리의 용이 승천 하는듯이 꿈틀거리며
태고의 신비를 안고 전설처럼
소백산 주봉인 비로봉에 이어지고....
햇살이 제법 따갑게 솥아지는 정오가 지난지라
백두대간의 명산 소백산 이라하여도
배 고파서 서러우면 그 무슨 소용이 있으리요 ?
흰 쌀밥에 조금은 맵고 신 김치에 돼지수육이
천하에 일미 인지라.
비로봉으로 가는 길목에는
그 유명하다는 소백산 철쭉꽃이
이제는 마지막 임종을 맞이 하는듯
처량하게 시들어 가고 비로봉 산자락에는
살아천년 죽어천년을 산다는 주목나무와
새 파란 잔디가 눈이 시리도록 푸르고.....
이윽고 도착한 소백산의 최고봉인 비로봉 !!!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 북적거리고....
백두대간의 수많은 산군들이 그림처럼 아득히 다가오고
그 산군들 사이로 여백을 옅은 운무로 살짜기 채우고......
그 산군 아래 사이로 아마도 남한강이 굽이굽이쳐
유유히 흐르리라...
이어진 국망봉이 다시 올 기약을 할 수 없음에
우리를 오라 유혹하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거의 10 시간 이상의 긴 오늘산행의 원점으로
다시 되돌아온 희방사.
서서히 내리는 어둠을 안고서
스님 한분이 저녁 예불을 알리는
범종의 종소리가 소백산의 산자락을 타고
은은히 울려 퍼지고 있었다.
뎅-----뎅-----뎅------
아 ! 소백산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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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기 ****
일자 : 2005년 6월 5일 맑음 누구랑 : 나사모(기러기 산지기내뇌 천년사랑내외 들꽃여인 천양금 동백내외) 코스 : 희방사-연화봉-비로봉(원점회귀)
새벽 먼동이 틀 무렵 여덟분의 회원을 실은 승합차 그레이스는 나사모의 삼각깃발을 휘날리며 나훈아의 주옥같은 명곡을 들으면서 이름처럼 우아하게 소백산을 향하여 줄달음치고 있었습니다. 동백님 내외분은 별도로 승용차로 뒤따르고........

9시조금 못미쳐 산행들머리인 희방사 주차장앞에 이르러 산행 채비를 하여 서서히 걸어서 희방폭포에 이르니 그림같은 계곡에 거침없이 흘러내리는 청정 옥수가 한줄기 거대한 물줄기로 떨어지는 모습이 폭포를 에워싸고 있는 수목의 하늘끝으로 아침 햇살이 쏟아져 내려 서로 어우러져 장관을 보여주니 어쩌면 신선이 산다는 선계가 여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내 신라 천년고찰인 희방사에 이르니 새로운 불사로 인하여 깨끗하고 단아하였으나 고색창연 함은 느낄수가 없고......... 희방사를 휘돌아 이어지는 암석으로 깔린 가파른 언덕길을 산지기님의 MP3에서 흘러나오는 나훈아님의 명곡들을 따라 부르는 기러기님의 끓어질듯 이어지는 노랫가락에 거친숨을 깔닥거리며 한참을 힘들게 오르니 이름하여 깔닥고개라 하였습니다. 에고! 회원님들! 왜? 싸서 이 고생들을 하실까? 천년만년 살것도 아닐진데...!!! ㅋㅋㅋ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하여 과일과 떡을 나누어 먹고서는 이내 계속이어지는 비탈길과 나무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니 소백산 연화봉에 이르럿습니다. 조망하여 보니 바로 눈앞에는 천문대가 있고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 마리의 용이 춤을 추듯이 길게 이어지고 있어 소백산의 장엄함에 가슴이 벅차오르고....... 정상석앞에서 사진 한컷하고는 회원모두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세상사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비로봉을 향하여 나아가는데 기러기님의 나훈아 노랫가락은 계속 이어지고.....
어느덧 시간이 12시를 넘어가는 지라 점심을 위해 산지기님의 예리한 통찰력(?)으로 살아서 천년을 죽어서 천년을 산다는 주목나무가 서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새벽2시에 일어나서 준비하였다는 약간의 수줍어하시는 모습이 단아해 보이는 천양금님과 애교가 만점이신 해맑은 웃음이 예쁘신 동백님의 정성이 가득한 김밥과 필자의 백반으로 도란도란 맛있게 식사를 하고 나니 회원님 모두들 세상 부러울게 없다는 듯 행복한 모습이었습니다.
여성회원님들이 근처 바위 밑의 천연의 임시해우소(?) 가 있어 작은 근심(?)를 풀고 나오길래 시원하시겠습니다고 했더니 산지기님이 대뜸 어디서 빗소리가 들리나 했더니 하니 모두들 한바탕 크게 웃었습니다.
이어서 상쾌한 기분을 안고서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여 비로봉이 빤히 보이는 언덕지점에 이르러 정상에 수많은 등산객들이 개미떼처럼 북적거리는 모습이 보여 천년사랑님이 대포 하나있으면 한방 날려 버릴까 보다 하였습니다. "어이구! 무서워라!!!!" 천년사랑님! 무시무시한 포병출신인가 보다?....ㅋㅋㅋ
비로봉 정상을 향하여 이어지는 능선길에는 유명하다는 소백산의 철쭉꽃이 화려하게 그 자태를 뽐내던 짧은 시절을 보내고 생의 끝자락을 붙잡고서 처량하게 점점 시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틈에 끼어 회원님 모두가 드디어 낙오자없이 오후 2시경 비로봉정상에 오르니 정상석 주위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어 그야말로 인산인해였습니다.
조망하여보니 백두대간의 수많은 산군들이 그림처럼 아늑하게 다가오고 첩첩이 이어지는 그 산군들의 공간 사이로 옅은 운무가 여백으로 살짜기 채우고... 아마도 그 밑으로는 보이지는 않지만 남한강이 유유히 굽이쳐 흐르리라..... 하늘선 위로는 흰 구름이 떠있어 마치 살아 숨쉬는듯한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하였습니다.

잠깐의 휴식을 취한 다음 치열한 자리다툼 끝에 정상석 좌우로 회원님들 모두 둘러서서 간신히 사진 한 컷하고는 오던 길을 되돌아 하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원점회귀)
되돌아오는 길 위에서 아득히 보이는 천문대의 건물이 마치 선녀들이 살고 있을 것 같은 천상의 궁전처럼 신비롭게 다가왔습니다. 한참을 내려왔다 싶은데 기러기님과 천년사랑님 내외가 보이지 않아서 회원모두들 휴식겸 앉아서 기다리기로 하였습니다. 기러기님이 긴 산행이 힘들어서 날개라도 부러지셨나?... 천년사랑님은 사랑을 위하여 천연의 요새로 숨어 버렸나?.......하고 회원 모두들 이런 저런 걱정을 하면서 기다리는데 산지기님의 쌍안경으로 연신 추적하여 내려오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안심하였습니다. 이윽고 도착한 기러기님과 천년사랑님내외........
그런데 천년사랑님이 너무 무리하게 걸어서 그런지 다리가 뻣뻣하여 무척이나 아파하면서 잘 걷지를 못하는 것 이였습니다. 무척 걱정이 되었읍니다.
여성회원님들은 먼저 앞서서 힘차게 나아가고 천년사랑님은 산지기님과 동백님투의 도움을 받아 가며 쉬고 걷기를 여러번 반복하여 비탈길의 연화봉 바로 밑의 천문대 갈림길에서 기러기님이 끊임없는 나훈아님의 명곡 중 "어매" 의 어매 - 어매- 우리 어매 - 뭣 할라꼬 날 낳아......의 소절을 참으로 애간장을 끓이듯이 애절하게 그리고 절묘하게 꺽어 부르니 주위의 몇 분들이 감동하여 따라서 열창을 하여 순간 숙연한 느낌이 들어 이 산중에 초상이 났나 하니 많은 사람들이 껄껄껄 크게 웃으면서 재밌어하였습니다. 대단하신 기러기님! 영원한 나훈아님의 분신! ......
이윽고 연화봉에 이르러 천년사랑님은 길게 드러누워서 쉬고 나머지 회원님들은 둘러앉아서 마지막 하산을 위하여 남은 떡, 삶은 계란과 과일 등으로 체력보강을 하고 난 후 여성회원님들은 앞서서 내려갔고, 무척이나 힘들어 하는 그러나 미안한 마음에 결코 고통의 내색을 드러내지않는 천년사랑님을 산지기님과 동백님투의 부축으로 천천히 왕복산행 종점인 희방사에 도착하니 어느덧 저녁 7시 반경이었습니다. 희방사 스님이 저녁 예불을 위해 타종하는 범종의 종소리가 저물어 가는 소백산의 산자락을 타고 은은히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거의 11시간의 긴 산행을 마치고 저녁 식사를 위하여 풍기의 특산물인 인삼도 보고 싶고하여(?..ㅋㅋ) 풍기 읍내의 어느 한 음식점에 들어가서 인삼 돌솥밥에 인삼 고추장 불고기를 주문하여 즐겁게 소주한잔을 곁들이며.... 비벼먹고.... 볶아먹고.... 누룽지 말아먹고....!!!! 유쾌하게 포식을 하고 나니 세상에 이 보다 더 좋을수가 없었습니다.
무려 11시간여의 긴산행의 피로와 배불리 먹은 탓에 회원모두들 잠이 들고 오직 산지기님만이 쏟아지는 잠을 뿌리치고 고군분투하여 승합차를 운전하여 울산에 도착하니 자정이였읍니다.
★★★ 오늘의 긴 산행을 무사히 마침에 소백산 산신령께 감사드리고 나사모 울산지회의 빛나는 역사의 한 페이지에 아낌없이 모든 힘을 다하여 주신 기러기 지회장님, 천년사랑님 내외분, 동백님 내외분, 천양금님, 산행내내 회원님들의 뒷바라지에 최선을 다하신 하얀 면 장갑의 새 색시 같이 고우신 들꽃여인님 그리고 오늘 산행에 노심 초사하여 만전을 기해주신 산행대장이신 산지기님내외분 모두 모두
정말 많이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